일본 캠리, 어코드.. 이제 쏘나타 보다 저렴해진다, 현대차 ‘제대로 긴장’

사진 출처 = Reddit
일본차 관세 인하가 가져온 파장에 위기감
쏘나타, 이제 캠리, 어코드 보다 비싸진다?

현대차 쏘나타 모델은 미국 중형 세단 시장에서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일정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 요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가다. 쏘나타는 약 2만 7,500달러(한화 약 3,790만 원)로 캠리(2만 8,400달러)와 어코드(2만 9,390달러)보다 3.3~6.9%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왔다.
그러나 최근 미·일 간 관세 협상 타결로 일본산 차량에 부과되던 25%의 수입관세가 15%로 인하되면서 판세가 급변하고 있다. 충남 아산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되는 쏘나타는 여전히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일본차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차’가 되는 역전 상황이 발생했다. 한·미 관세 재협상이 지연될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의 주요 수출 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차는 현지 생산 중심, 국산차는 수출 의존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작년 미국 시장에서 171만 대를 판매했으며, 이 중 약 100만 대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 물량이다. 미국 앨라배마·조지아 등 현지 공장에서 조립한 물량은 71만 대로 전체의 42%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GM도 전체 생산량의 84.8%를 미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차 브랜드들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토요타는 전체 미국 판매 물량 233만 대 중 127만 대를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했다. 혼다는 이보다 더 높은 비중을 기록했는데, 미국 내 판매량 142만 대 중 72%에 달하는 102만 대를 현지에서 조립했다. 이 같은 구조 차이는 한국차가 관세 인상의 영향을 더욱 직접적으로 받는 배경이 된다.


영업이익 감소 전망, 관세 인하 가능성은?
증권가는 이러한 관세 리스크를 현대차·기아의 실적 하락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7% 감소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생산 거점 다변화를 이루지 못한 채, 수출 중심의 공급망에 의존한 결과라는 해석이 따른다.
반면, 한·미 관세 협상이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타결될 경우, 오히려 국산차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증권 임은정 연구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한국차는 기본 수입관세 2.5%가 면제되며, 대미 관세가 12.5%까지 인하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가 인하되면 현대차와 기아의 월간 관세 납부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철강 업계 역시 불안, 美 생산 거점 없는 한국 철강
일본은 자동차 품목뿐 아니라 상호관세 전반을 절반으로 낮췄지만, 철강·알루미늄 품목의 경우 미국과의 협상에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향후 한국과의 협상에서 해당 품목 관세는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철강 업계는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제철은 미국 US스틸을 인수해 현지 공급망을 확보한 반면, 한국 철강업체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전무하다. 포스코가 현대차와 추진 중인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오는 2029년 완공 예정으로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현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경우, 한국산 열연강판의 대미 수출은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