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물 먹더니 결국.. 지리 손 잡았던 볼보, 최악의 위기 터졌다는 현 상황

사진 출처 = Reddit
그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볼보
최근 브랜드 신뢰도 전반 균열 발생
위기에 빠진 이유, 살펴보니 ‘놀랍네’

스웨덴 프리미엄 브랜드 볼보. 이들이 복합적인 대외 변수와 신차 품질 리스크에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2025년 1분기 볼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75% 하락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볼보에게 있어 이번 실적은 경고등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북미 시장의 관세 리스크, 리콜 확대, 신차 완성도 논란 등이 맞물리며 브랜드 신뢰도 전반에 균열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볼보는 이러한 실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 전격적인 비용 구조 재편에 나섰다. 글로벌 사무직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약 3,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약 180억 크로나(한화 약 2조 5,990억 원) 규모의 고정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감원 대상은 스웨덴 본사를 포함한 전사적 범위이며, 구조조정은 오는 가을까지 순차적으로 이행될 예정이다. 비용 효율화와 경영 최적화를 위한 일종의 조정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위기 직면한 볼보
볼보가 처한 또 다른 위협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다. 미국은 볼보 전체 판매의 31%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에 따라 전기차 수입에 대한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볼보는 순수전기 SUV EX90과 ES90을 연이어 출시하며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강화했지만, ES90은 미국 현지 생산 계획이 없는 관계로 미국 시장에서의 공급에 제약이 불가피하다. 이는 고마진 수익 모델의 글로벌 확산에 직접적인 차질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볼보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XC60 역시 현재까지 스웨덴, 중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생산 기지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볼보는 오는 2026년부터 XC60 생산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공장은 현재 EX90과 폴스타 3를 생산하는 전동화 전략 기지로, 향후 북미 시장 전용 모델의 현지 조립과 공급 안정화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그러나 단순한 생산 구조 재편만으로는 신뢰 회복이 쉽지 않다. 현재 볼보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부터 대규모 리콜 조치를 통보받은 상태다. 문제는 회생 제동 기능이 일정 시간 이상 연속 사용될 경우 제동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며, 해당 결함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 모델 전반에 걸쳐 확인됐다. 리콜 대상에는 C40, EC40, EX40, XC60, XC90, S60, S90 등 주요 모델이 모두 포함되며, 리콜 차량은 1만 1,469대에 달한다.


품질 논란까지 발생, 볼보 역량 시험대 올랐다
여기에 EX90의 초기 품질 논란까지 겹치며 소비자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EX90을 구매한 한 소비자가 차량 시스템 오류, 디지털 키 인식 실패, 도어 잠금 고장,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오류 등 다수의 결함을 이유로 볼보 캐나다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돌입했다. 해당 소비자는 자비로 마련한 웹사이트를 통해 결함 사례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는 EX90의 시장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볼보 측은 환불 대신 무상 진단 및 수리 기회를 요청하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단순히 한 소비자의 사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의 컨슈머 리포트가 자체적으로 구매한 EX90 차량에서도 에어백 경고등 점등, 3열 시트 폴딩 모터 오류, 충전소 충전 미완료 현상 등이 연이어 보고됐다. 이는 초기 품질 이슈가 특정 개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생산 및 품질관리 프로세스 전반에서 시스템적으로 정비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볼보는 지난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이후, 북유럽 특유의 감성과 탁월한 안전 기술, 정제된 주행 성능을 무기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조용한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최근 연이은 악재 속에 브랜드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전략, 전동화 전환 속도, 품질관리 시스템 등 모든 역량이 총체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지금, 볼보가 이를 위기 극복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